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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금값이 많이 올랐지만, 은값이 더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은 현물 가격이 온스당 60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초 28달러에서 2배 이상으로 오른 셈입니다. 같은 기간 금값은 60% 정도 올랐습니다. 은값이 이렇게 오르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은' 하이브리드 금속입니다
은은 금과 구리의 특성을 모두 가진 독특한 금속입니다. 금은 주로 장식품이나 안전자산으로 쓰여 금리 변화에 민감하지만, 구리는 주로 산업용으로 쓰여 경기 변화에 민감합니다. 그런데 은은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은값이 많이 오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내리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은의 자산 가치가 올랐습니다. 동시에 은이 꼭 필요한 산업들의 경기가 좋아서 수요가 늘었습니다.
첨단 산업에서 은은 필수 금속입니다
은은 단순한 귀금속이 아니라 여러 산업에서 꼭 필요한 금속입니다. 스마트폰, 전기차, 태양광 패널 같은 첨단 제품을 만들 때는 구리대신 은을 써야만 합니다. 은은 전기, 열, 신호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부식에 강하며, 고주파에서도 손실이 적은 최고 성능 도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 AI와 데이터센터 산업에서 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요, AI 반도체는 전기를 순간적으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전력 흐름이 조금만 막혀도 발열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은은 모든 금속 중 전기 전도율이 가장 높고 막힘이 가장 적습니다. 최근 AI 인프라의 필수 금속으로 은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미국은 아예 은을 전략광물로 지정하고 국가적으로 관리하려고 합니다.
단, 은 공급은 제한적입니다
은 공급을 늘리기는 어렵습니다. 은은 다른 광석들과 달리 독자적인 광산이 거의 없고, 대부분 구리나 아연, 납 광산에서 부산물로 나옵니다.
재활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스마트폰이나 반도체, 배터리에 극소량으로 쓰이기 때문에 회수 비용이 회수 가치보다 더 높습니다. 전 세계 은 공급은 (광산 + 재활용) 10년 가까이 거의 제자리인 반면, 산업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더 오를까?
월사에서는 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거라고 관측합니다. 이번 주에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단기 조정이 올 가능성도 있지만, 금에 비하면 아직 은은 저평가됐다는 분석입니다. 지금 50달러 수준인 은값이 트로이온스당 100달러를 넘을 거라고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금과 비교했을 때 리스크도 큽니다. 시장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크고, 급등하는 만큼 급락할 수도 있습니다. 골다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이 오르면 은이 따라 오른다'라는 공식이 앞으로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단기적으로 금보다 은의 가격 변동성과 하락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이렇게 보면 최근 은값 상승은 단순한 단기 이슈라기보다, 금리 환경 변화와 산업 구조 변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산으로서의 성격과 산업 필수 금속이라는 성격이 함께 부각되면서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은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왜 은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흐름인 것 같습니다.